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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과 학익진…51분의 해전 스펙터클

‘한산: 용의 출현’은 1761만명이라는 대한민국 누적 관객수 1위에 오른 ‘명량’의 후속작으로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명량’은 작품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악화한 한일관계 덕분에 시류를 타고 역대급 흥행기록을 세웠다.     한산도 대첩 430주년과 때를 같이해 발표된 이 영화는 전작에서처럼 일방적인 민족주의 고취로 억지 감동을 쥐어짜 내는 ‘신파성’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영화는 거북선과 이순신의 진법 ‘학익진’의 역사적 고증에 더 집중한다.     세계 전쟁사에서 기념비적인 해전으로 기록되는 한산도 대첩은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임진왜란 7년 동안 조선이 거둔 가장 큰 승리였다. 조선은 사실상 한산도에서의 승리로 남해의 제해권을 완전히 되찾았고 이후 의병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실로 나라의 운명을 바꾼 전쟁이었다.     ‘명량’이 용맹스러운 이순신을 그렸다면 ‘한산’에서는 선비의 모습을 한 지장 이순신과 만난다. 박해일은 대사를 절제하고 많은 부분 눈빛으로 지략가 이순신을 연기한다. 임금과 조정 사이에서 올곧이 나라에 충직한 장수 이순신을 역사상 가장 오염되지 않은 정치 지도자로 그린다.       ‘한산’에는 51분간 동안 긴박한 해상 전투신이 이어진다. 바다 위 성을 모티브로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형태의 진법으로 육지에서나 쓰던 학익진을 해전에 처음 활용한 건 바로 이순신이었다.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에 견줄만한 스펙터클한전투신이 펼쳐진다.     ‘한산’에는 과거 이순신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항왜들이 등장한다. 항왜란 조선에 투항한 일본군을 의미한다. 영화는 이들을 이순신의 인간미에 매료되어 조선에 투항한 의인으로 묘사한다. 나라 간의 전쟁이 아니라 ‘의’와 ‘불의’의 전쟁으로 묘사하고자 한 감독의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항왜 장수 준사(김성규 분)는 “나의 주군은 우리를 방패막이 삼기 바빴지만, 당신은 당신의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앞서 나온 모습이 나에게 중요했다”고 말한다. 그는 조선 편에 서서 일본과 맞서 싸운다.     용인 전투에서 1600명의 군사로 수만 명의 조선군을 와해시킨 왜군의 맹장 와키자카 야스하루를 변요한이, 이순신의 장수 어영담을 안성기가 열연한다. 난중일기에서 어영담을 부하가 아닌 동지로 표현했던 이순신은 그의 죽음을 특별히 애통해했다.     ‘한산’은 ‘명량’에 비해 완성도 높은 영화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왜구들에게 너무 많은 분량이 할애되어 중반부 이후 영화가 지루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김정 영화평론가영화 영화 한산 용의 출현

202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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